테크니션은 동물병원의 진료와 운영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력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직률이 높아 원장님들에게 큰 고민이 되고 있습니다. 환자를 잘 아는 숙련 인력이 금방 떠나버리면, 보호자의 신뢰에도 영향을 주고 남아 있는 동물병원 인력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동물병원 운영 전반의 안정성과 성장에도 직결되는 문제죠.​

동물을 좋아해서 시작했는데, 왜 이렇게 빨리 떠나게 될까요? 실제 테크니션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취업 사이트에 남긴 경험담을 분석해보면,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퇴사 사유가 있었습니다.​

​1위. 과도한 업무량과 체력적 한계

동물병원은 환자 동물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그에 따른 업무도 무궁무진합니다. 단순히 수의사의 보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투약 준비, 각종 검사 보조, 입원 환자 관리, 청소 및 뒷정리까지 전방위적 업무가 테크니션에게 주어집니다. 세부적으로는 이런 업무들입니다.​

• 투약 준비: 주사액 용량 뽑기, 약 섞기 등

• 검사 보조: 각종 검사 장비 사용법 및 매뉴얼 숙지

• 입원 환자 관리: 입원 환자(강아지·고양이 등)의 약 투여, 식사·물 챙기기, 배설 관리

• 청소 및 뒷정리: 환자 케이지 청소, 바닥 청소, 세탁물 관리, 스크럽복 세탁 및 정리

​업무량이 많은 만큼 체력적 부담도 큽니다. 낮은 처치대로 인해 허리를 숙인 채 환자 보정을 하다 보면 허리와 관절도 무너지고, 대형견을 들어올릴 땐 체력 소모가 심하다고 합니다.​​​

2위. 감정적 스트레스와 직장 내 갈등

테크니션의 일은 동물만 상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호자의 불안, 죽음을 앞둔 환자를 지켜보는 상황까지 모두 감정적으로 큰 부담을 줍니다. 여기에 더해 내부 갈등, 불합리한 근무 지시가 겹치면 상황은 훨씬 더 힘들어집니다.​4년 차 동물병원 테크니션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픈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라 마음이 힘든데,여기에 진상 고객이나 내부 갈등까지 겹치면 버티기가 힘듭니다. 수의사 선생님과의 관계도 중요한데, 신뢰가 없으면 근무 환경은 훨씬 더 고통스럽습니다.

즉, 업무 자체의 힘듦뿐만 아니라 사람 간의 갈등과 불합리한 대우가 테크니션들의 마음을 지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3위. 선배 테크니션들의 텃세와 방치

신입 테크니션이 병원에 첫 출근했을 때 마주하는 현실은 기대와 다를 수 있습니다. 체계적인 교육 없이 ‘그냥 지켜보라’는 말만 돌아오고, 선배들의 차가운 태도에 적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한 신입 테크니션은 첫 출근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어요.

첫 출근 날, 인사를 드렸지만 선배 테크니션들은 무표정하게 휴대폰만 보고 있었습니다. 몇 분간의 정적 동안, 누구도 말을 걸어주지 않았고 저는 그저 서 있기만 했습니다. 가르쳐주거나 함께 하자는 말은 없었고, 그저 ‘구경하라’는 말뿐이었습니다.​

뭔가를 배우고 싶어 다가가도 가르침을 받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결국 눈치껏 따라다니며 업무를 파악해야 했죠. 교육 체계가 없으니 배우는 입장에서는 막막했습니다.

​특히, 동물보건사 관련 학과 학생들이 실습을 나가도 현장에 전공자가 아닌 경우가 많아 배울 것이 부족하다는 지적들이 있습니다. 선배들조차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신입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4위. 최저임금 수준 급여

2025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10,030원, 월 환산 약 210만 원입니다. 테크니션 초임 급여는 이보다 10~20%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지만, 업무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합니다.또한 현장에서는 '자격증 유무와 상관없이 급여나 업무에 차이가 거의 없다'는 불만도 나옵니다. 실제로 국가자격증 도입 이후에도 현장에서는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5위. 비효율적인 업무 시스템

업무량이 많은 것도 문제지만, 그중 상당 부분은 비효율적인 시스템에서 비롯된 불필요한 반복 작업입니다. 기록은 종이에 하고 다시 전산에 옮겨 적어야 하고, 환자 상태를 확인하려면 여러 파일이나 메모를 찾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호자 응대에 필요한 정보도 흩어져 있어 매번 시간을 들여 확인해야 하죠.​

이런 비효율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테크니션들의 체력적·정신적 소모를 더 크게 만듭니다. 결과적으로 '정작 중요한 환자 케어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좌절감을 주고, 이직의 또 다른 원인이 되곤 합니다.​​​

테크니션 이직률을 줄이려면

테크니션의 높은 이직률은 개인의 적성 문제가 아니라, 과도한 업무량, 감정적 스트레스, 그리고 체계 없는 교육과 조직 문화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입이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교육 구조와 멘토링 체계를 마련하고, 경력에 따른 보상과 합리적인 근무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무엇보다 선후배 간의 존중과 소통이 뒷받침되어야만 좋은 인력이 오래 머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업무를 줄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클라우드 동물차트 플러스벳같은 시스템을 활용하면 기록과 관리 업무가 체계화되고, 모바일에서도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테크니션들이 본질적인 환자 케어와 보호자 응대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쌓여야만 보호자의 신뢰와 동물병원의 성장이 이어집니다. 좋은 테크니션이 오래 머무는 병원, 그것이 곧 안정적인 동물병원 운영과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