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을 운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되는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 요즘 수의테크니션(동물보건사) 월급, 얼마나 줘야 하나?
- 다른 병원은 얼마 주는지 모르겠는데, 우리 월급 괜찮은 걸까?
- 지방인데도 서울처럼 줘야 하나? 채용 경쟁력이 있을까?

스태프 급여는 병원 운영에서 가장 큰 고정비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고 ‘요즘 시세 따라 주자’ 하기엔 고민이 많습니다. 지역마다 다르고, 병원마다 스타일이 다르고, 경력도 천차만별이니까요.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수의 테크니션 월급이 요즘 어느 정도 수준인지, 그리고 병원 입장에서 어떻게 급여 기준을 세우면 좋을지까지 함께 정리해보려고 해요.

서울 기준 평균 월급은 약 230만 원에서 ~ 시작합니다

우선 공식적인 통계를 살펴보면, 한국고용정보원에서는 수의 테크니션의 평균 연봉이 약 2,600만 원이라고 나와 있어요. 이건 전국 기준이고, 2023년 전체 직업 평균 연봉(약 4,072만 원)보다는 낮은 수준이에요.

[자료 출처]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정보 (career.go.kr)

좀 더 구체적인 데이터를 보면, 하위 25%는 연봉 2,486만 원 정도, 중간값은 2,600만 원, 상위 25%는 3,070만 원 수준이라고 해요. 물론 이건 꼭 ‘테크니션’만의 데이터는 아니라, 수의사 보조업무 전반을 아우른 수치지만 참고하기엔 충분하죠.

그리고 실제 채용공고들을 보면 숫자가 조금 더 올라갑니다. 2024~2025년 기준으로 서울·수도권 지역 1차 동물병원들의 채용공고를 보면, 신입 기준 월급은 보통 220만 원에서 240만 원 사이에 형성돼 있어요.

- 경력이 1년 이상이면 240만 원에서 270만 원,
- 3년차 이상이거나 매니저급이면 280만 원 이상을 제시하는 병원도 많고,
- 300만 원 가까이 주는 곳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예요.

지방은 전통적으로 10만~20만 원 정도 낮게 시작하는 편이지만, 요즘은 지역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지방 채용이 워낙 어려워지면서, 아예 수도권 수준으로 조건을 맞추는 병원도 꽤 있어요.

최근 채용공고를 통해 본 테크니션 급여 수준

최근 채용공고를 살펴보면, 테크니션 급여는 다음과 같은 수준에서 형성되어 있습니다.

• 경기도 A 동물의료센터: 월급 240만 원 이상, 주 5일 근무

• 청주 B 동물병원: 월급 240만 원 협의 가능, 주 5일 근무

• 서울 D 동물병원: 월급 260만 원, 정규직

💰 2025년 최저임금과 비교해보기

2025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10,030원 입니다.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약 2,096,270원입니다. 즉, 테크니션 초임 월급이 최저임금보다 10~20%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수의 테크니션의 업무 강도, 감정노동, 숙련도에 비춰볼 때, 최저임금 이상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인력 확보가 매우 어렵습니다. 실제로 경력직 테크를 채용하려는 병원들은 ‘급여 외적 조건’까지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점심시간 1시간 완전 보장”
“주 5일제 / 야간 없음”
“근속 1년마다 월급 자동 인상”
“매월 5만 원 자기계발비 지급”

이런 문구들이 채용공고에 등장하는 빈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요컨대, 급여 수준이 중요하지만, ‘보상 체계’ 전반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월급만 놓고 비교하면 안 되는 이유

병원 운영 입장에서 "우리도 250 줘야 하나?"라는 단순 비교로는 오히려 판단을 흐릴 수 있어요. 실제로 월급 수준은 다음과 같은 요소에 따라 ‘정당화’ 또는 ‘부족’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월급 그 자체보다 ‘근무 조건 대비 적정한가’라는 맥락이 중요해요. 그리고 그 기준을 병원장이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테크 입장에서도 ‘납득 가능한 급여’가 됩니다.

병원 운영자가 기준을 잡을 때 고려할 것들

단순히 '남들도 주니까'가 아니라, 병원 나름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다음은 급여 기준을 정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

• 근무 형태: 주 5일제인지, 주 6일제인지에 따라 급여 수준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 업무 범위: 테크니션이 맡는 업무 범위(예: 보호자 응대, 입원환자 관리 등)에 따라 급여를 차등 지급할 수 있습니다.

• 경력과 숙련도: 경력 연차나 숙련도에 따라 급여 인상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 복리후생: 급여 외에도 식사 제공, 유급휴가, 자기계발비 지원 등 복리후생을 통해 직원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 급여 인상 주기: 일정 기간마다 급여를 인상하는 체계를 마련하면 직원들의 동기부여에 도움이 됩니다.

근속 연차별 기본 구간 정리

0~1년차: 220~240만 원
1~3년차: 240~270만 원
3년 이상: 270~300만 원대
→ 여기에 책임직 여부/교육비 지원 등 항목별 추가 가산

역할 단위로 구간 나누기

보호자 응대 가능 → +10만 원
입원환자 케어 숙련 → +10만 원
후배 교육 가능 → 매니저 수당 지급
급여 인상 주기와 기준 명확화
예: 6개월마다 근무 평가 후 5~10만 원 범위 내 조정, 명확한 기준이 있을수록 신뢰와 유지율이 높아짐

테크니션 채용이 더 어려운 요즘, 원내 자동화 프로세스는 필수

테크 급여는 ‘시장 시세’라기보다 직원 유지와 운영 효율의 지표입니다. 과거처럼 '많이 알려면 그냥 일 오래 해야지' 라는 방식은 이직만 부추길 수 있어요.

오히려 지금은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이 있는 병원이 좋은 팀을 오래 유지합니다. 테크니션, 동물보건사는 병원의 얼굴이자 보호자 경험의 핵심입니다. 보호자와 가장 먼저 마주하고, 가장 오래 머물고, 진료의 분위기를 좌우합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급여는 일반 ‘비용’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 유지비’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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